줄탁동시

병아리 한 마리가 부화했다. 3월 24일 알을 품기 시작했으니 정확히 20일만이다. 세상 빛이 익숙치 않아서 인지 어미 날개밑으로 숨으려고만 한다. 한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안팎에서 동시에 쪼아대는 ‘줄탁동시’가 이루어져야 한다. ‘줄’은 알 속에서 병아리가 밖을 향해 쪼는 것을, ‘탁’은 어미가 이 신호를 알아채고 밖에서 쪼아주는 것을 뜻한다.

알을 7개 품었는데, 중간에 3개는 어떤 짐승인가가 밤에 와서 훔쳐 먹었다. 4개 남은 것 중에서 한 마리가 부화하고, 알 한 개가 일부 깨진 것으로 보아 이것도 곧 부화될 듯하다.
어미 체온으로 부화하는 것도 신기하고 ‘줄탁동시’로 깨고 나오는 것도 신묘한 일이다. 병아리를 돕는다고 사람이 알을 깨주면 부화된 뒤에 곧 죽는다고 한다. 제 힘으로 깨고 나와야 한다. 이를 어미 닭도 안다. 절대로 깨주지 않는다. 그저 도와 줄 뿐이다.

병아리가 먹을 싸래기와 물을 챙겨주고 오는데, 개가 새앙쥐를 잡아서 물고다닌다고 와이프가 호들갑을 떤다. 개에게서 쥐를 뺏어 나무 밑둥치 근처에 묻었다. 자연의 삶과 죽음에는 이렇듯 선악이 없다.